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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다" 작성일: 18-04-14  
글제목: "엄마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다"

 

"엄마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다"

 

 

 

 

 놀이터에서 그네 하나를 놓고 아이 둘이 다투고 있다. 당연히 엄마들이 바람처럼 달려올 수밖에. 이윽고 엄마들의 대리전이 이어진다. “미안하다고 사과해”, “친구에게 양보해” 등등…. 순식간에 갈등은 해결된다.

(자칭) ‘온갖 문제 상담소’인 김지연 작가는 그런 식의 해결을 바라지 않는다. “아이가 겪어 내야 할 소중한 싸움 경험을 엄마가 나서서 빼앗지 마세요”라고 맞선다. 물론 “이상한 엄마로 소문나면 안 돼요”라는 답변과 함께 이상한 눈초리가 돌아온다.

김 작가는 아이들끼리 갈등을 해결하고, 나름대로 스스로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아이들의 몫으로 남겨둘 부분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엄마가 모든 걸 해결해줄 수는 없다.

육아에 대한 지론은 ‘비법 따위가 어디 있어’다. 눈이 녹아 사라지는 걸 아쉬워하는 아이를 위해 그 해 내린 눈을 조금씩 담아 냉동실에 넣어두고, 이사갈 때에도 버리지 않았다.

큰 아들의 초등학교 마지막 해 생일선물은 ‘야자타임 상품권’이었다. 아이는 “지연아! 나, 학교 가게 밥 좀 차려라”로 시작해 학교를 다녀와서는 “문 열어, 큰아들 오셨다. 오늘 뭐했냐?”라며 신이 났다. “작업했는데요”라고 굽신거리자 “요것밖에 못했냐. 집중 좀 해라. 그래서 작가하겠냐”라고 다그친다. 하루를 지켜본 작은아이는 엄마를 보챘다. “내 생일 미리 하면 안 돼? 나도 반말 선물줘”라고.

마흔이 넘어 모처럼 현금 100만원을 쥐게 된 어느 날, 김 작가는 “신나게 놀아보자”며 아이들과 방안에 둘러앉아 돈을 뿌리며 놀았다. 안방에서 TV를 보는 아빠에게 들킬까 노심초사하면서도 아이들은 입을 막고 배를 움켜쥐며 흥을 힘겹게 이겨냈다.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올해에는 1000만원을 뿌리고 놀아볼까’라고 되뇌였다.

항상 자유분방한 엄마인 듯하지만 김 작가도 당당하게 자란 아이들을 보며 걱정이 될 때가 있다. 아이들이 자신을 딴생각하는 엄마, 세상물정 모르는 엄마로 생각하진 않을까 하고. 그러나 아이만으로 대하면서 무시하거나 너무 큰 기대를 갖지 말자고 자신을 다독인다. 내 아이로서도 대하지만 하나의 인격체로서도 대해야 할 필요가 있으니까. 사랑하는 것이 내 몫일 뿐 사랑 받지 못해 섭섭해 하지 말자, 받으려 애쓰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는 것이다. 최고의 보상은 곁에서 아이들이 잘 자라준 것이라고 말이다.

“어른도 그림책을 봐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는 김작가가 그림 에세이 ‘아무도 외롭지 않게’를 출간했다. 아이 둘을 키워놓고 그림을 다시 시작해 그림책 공부를 하는 모임을 만들고, 미술수업과 각종 강의까지 주변에 놀라운 에너지를 전파하는 김 작가의 이야기, 그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듬뿍 담겨 있다. ‘부적’, ‘깊은 산골 작은 집’, ‘연오랑 세오녀’, ‘꽃살문’, ‘한글 비가 내려요’, ‘마음 초점 그림책’ 시리즈, ‘지우개 선생님의 이상한 미술수업’ 등을 펴낸 김 작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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